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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 속의 화원 / 향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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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67회 작성일 16-10-17 08:46

본문

 

병풍 속의 화원
- 신사임당의 초충도병草蟲圖屛

 

향일화


지상에 없는 당신을 읽기로 합니다
당신이 옮긴 세상은
어쩜 저리도 음전한지요

 

가녀린 붓의 흘림체로 일구던 텃밭엔
온통 봄 화색이 돌았지요
눈시울이 항시 붉었던 맨드라미, 양귀비꽃들이
주인처럼 터를 잡았구요
땅 쪽으로 마음 기울던 풀잎 곁으로
주름진 몸을 더 구기며 숨어들던
방아깨비, 사마귀, 개구리들을 품으며
정붙일 자리를 내주었지요

 

아이들의 손에 잡히지 않던 나비가
앉고 싶은 곳으로 스스로 날아가듯
거부할 수 없는 인연이 되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받아주는 일이지요
서로의 향기를 묻혀주는 일이지요

 

자식들 바람막이로, 수없이 마음 접히며 살았던
어머니 뼈대 같은 병풍 속을 보세요
붓으로 싹 틔운 자연이 얼마나 눈부신지를
시간의 인질에 박제된 풀, 꽃, 벌레들이
얼마나 반듯하게 살아남았는지를

 

 

 

시인, 시낭송가

전국 시낭송대회 대상 수상 등 다수

2011시와 표현등단

시마을낭송작가협회 회장 역임

시집 우체통의 눈물

14회 다산문화제 최우수상 

7회 경기 노동문화예술제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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