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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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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11회 작성일 16-10-25 08:15

본문

 

탄생

  
 김진수


 

가로등 불빛이 얼어붙습니다. 피 묻은 손이 엎어지고, 눈 감았던 햇살이 비수로 꽂이는 밤.

젖몸살 앓던 꽃받침은 떨어지고 첫울음 운 아이, 닫힌 대문을 두드립니다. 젖이 되지 못한

울음이 유리벽을 긁고

 
누군가를 향해 한번 웃어 보지도 못한

 
꽃.

비닐봉지 안에 꽃등 하나 밝힙니다.

 

수은주가 한 걸음씩 뒷걸음 칠 때마다

꽃빛이

 

배냇짓하는 입술에 미농지 같은 숨으로 매달립니다.

숨은 사위고 꽃대 하나 뽑아 올리는

여명이 달려옵니다. 
 

붉게 피어나는

 
햇덩이.

 
흠도 티도 없이.

 

 

 

강원도 주문진 출생

2016시와세계등단

시집으로 설핏(정문출판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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