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 이우성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후 / 이우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99회 작성일 16-10-28 10:06

본문

 오후

 

    이우성

 


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선생이 말씀하셨다

 

잘 때 자고

먹을 때 먹고

쌀 때 싸면

잘 사는 거다

 

그래서 내가 강 건너 산을 보며 말했지

 

바람만큼이나 빤한 말씀

 

그러자 선생이 다시 말씀하셨다

 

잘 때 딴생각 안 하고 잠만 잘 수 있어야 하고

먹을 때 딴생각 안 하고 먹을 수만 있어야 하고

쌀 때 딴생각 안 하고 쌀 수만 있어야 한다

고개를 세 번 끄덕였는데 그때마다 짝사랑하는 여자가 생각났다

그래서 내가 말했지

 

그런 삶이라면 도전해볼 만하겠어요

 

선생과 나는 말없이 앉아만 있었네

강물이 강물을 밀치는 소리

풀과 풀 사이를 벌레가 뛰어넘는 소리

내가 늙어서 선생이 되는 소리

선생이 흰 머리카락을 하나 뽑아 들고 후 불며 새로 변신하는 소리

 

선생은 날아가며 한 말씀 더 하셨지

갈 때 안 됐냐 바쁘다며

 

대답도 안 듣고 선생은 날아가고

빈 하늘은 종이마냥 흔들리고

나는 벌린 팔을 움츠리려고 어깨에 힘을 줘보는데

 

그저 살 부딪치는 소리

 

가볍게 가볍게 그늘을 몸 밖으로 튕겨내며 시원해지는 소리




leews.jpg

 

1980년 서울 출생
대진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나는 미남이 사는 나라에서 왔어』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85건 19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7 0 01-22
22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6 0 09-27
22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4 0 05-10
22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2 0 06-01
22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1 0 09-2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0 0 10-28
22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9 0 06-02
22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9 0 08-16
22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9 0 03-28
22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7 0 04-07
22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6 0 11-03
22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5 0 12-30
22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5 0 03-16
22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5 0 04-17
22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4 0 01-09
22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4 0 04-10
22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2 0 08-23
22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1 0 04-20
22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0 0 05-11
22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0 07-05
22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0 07-20
22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0 04-27
22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0 03-22
22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9 0 09-06
22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8 0 11-16
22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8 1 01-18
22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7 0 07-29
22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7 0 12-06
22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5 0 03-21
22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5 1 06-28
22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4 0 05-19
22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2 0 11-18
22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2 0 07-10
22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1 0 03-10
22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9 0 06-20
22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7 0 10-13
22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7 0 05-12
22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6 0 02-02
22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4 0 07-11
22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4 0 01-11
22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4 0 03-13
22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4 0 03-15
22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2 0 04-11
22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8 0 08-29
22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8 0 10-17
22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8 0 11-28
22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8 0 02-12
22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6 0 12-08
22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5 0 07-20
22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5 0 02-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