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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 박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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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86회 작성일 16-11-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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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박일만

 

 

작자미상의 수평이 먼저 온다


지구의 정수리인가 밑변인가

펼쳐진 곳마다 길이 난다

쏟아진 폭우를 초원이 흔적 없이 받으면

수평을 가르는 말발굽 소리도

하늘을 열어젖히는 독수리의 눈매도

파랗게 야성을 토해낸다


질주하는 바람의 후손들이다


굵은 근육이 지축을 흔들자

부드러운 땅 밑으로 강건한 핏줄이 흐르고

몸속에서는 온통 북소리 들끓는다

등줄기에는 무수한 전율이 타고 오르내린다


내 얼굴과 어깨를 닮은 뼈들이 줄지어 따라 오는 바위산

쿵쿵거리며 품 넓은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발자국들

땅의 기원을 말하려는지

말 등에 서서도 꼿꼿한 시선이다


어디까지 와 있는가

어디까지가 내 갈 길의 끝인가

기골이 장대한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질 때마다

전생과 후생의 몸속에서

수수만년 유목하며 살아온 반점의 유전자가

채찍을 휘두르며 달려 나간다


작자미상의 지평선이 덮쳐온다

  



  


전북 장수 출생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詩) 수료
2005년현대시》로 등단
시집 『사람의 무늬』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뿌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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