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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는 동그라미 / 차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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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26회 작성일 16-11-15 08:45

본문

 

기우는 그라미

 

  차주일

 

 

달력 곳곳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동그라미를 이리저리 연결하면

새로운 별자리 하나 생겨날 것도 같고

한 가문을 지켜 주는 부적도 그려지겠다.

동그라미마다 한쪽으로 찌그러져 있다.

그 둥근 선을 들여다보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등 굽혀 머릴 맞대고 앉았다.

모성 쪽으로 기운다는 동그라미를 바라보자니

할머니의 기일을 묻는 아버지가

어머니께 재가를 구하고 있다.

달력에서는 모성이 가장이다.

어머니에게 가부장권을 넘겨준 음력이

양력을 앞세우고 뒤따라가고 있다.

동그라미 속 날짜를 읽는

어머니의 눈까풀도 한쪽으로 찌그러져 있다.

내게는 그저 숫자로만 보이는 날짜인데, 어머니는

한쪽으로 닳는 인감도장 테두리 속 이름으로

정화수 그릇 속 얼굴로 읽는 것이다.

나도 어머니 흉내를 내며

새끼들 생일에 동그라미를 쳐둔 적 있지만

그저 사야 할 양초 개수만 보일 뿐이어서

촛불 밝기를 믿는 나는 양력으로 앞서 나가고

사연을 짐 진 어머니는 그믐처럼 뒤따라오고 있다.

음력으로만 기록되는 사연이 얼마나 무거운지

어머니 안짱다리가 점점 한쪽으로 기울고 있다.

 



 

1961년 전북 무주 출생

2003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냄새의 소유권

2014년 시산맥작품상, 2011년 윤동주상 젊은작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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