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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哭聲) /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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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4회 작성일 16-11-18 09:24

본문

 

곡성(哭聲)*


                                                        —돌이 날아온 것을 본 것도 아니면서 돌에 맞은 거라고 너는 우겼지 돌 속에 몸을 가둔

                                                           상처가 한 뼘 더 벌어졌지 나비가 앉은 것을 본 것도 아니면서 펄럭이는 어깨가 나비

                                                           같다고 너는 웃었지 나비 날개에 매달린 슬픔이 한층 무거워졌지

 

   강영은

 

 

돌이었다가, 나비였다가, 돌 위에 앉았다 가는 나비였다가, 허깨비였다가 밤마다 미심쩍은 노래를 쏟아내는 허공이었다 너는,  

 

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는 밤의 애장터에는 숱 많은 머리칼에 유채꽂 꽂고 히죽히죽 웃는 귀신이 길고 느린 곡조로 운다

 
사람이 되지 못한 사람들이 산다는 뒤틀린 계곡에는 입술뿐인 얼굴이 있어 복숭아나무에 숨은 바람소리처럼 혼자 흐느낀다

 
냄새의 위치가 흩어지고 풍문(風聞)의 정수리가 모호해지는 깊은 밤에는 바위틈에서 기어 나온 뱀 껍질이 새파랗게 빛나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저물 무렵부터 안개가 짙어지고 피 묻은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지 못한 빗줄기가 손에 박힌 못 자국을 보고서도 말이 많아진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밤, 송곳처럼 너를 생각하다가 송곳 따위에 목을 맬 이유가 없는 고즈넉한 벽처럼 내 울음소리에 가만히 등을 기대기도 하는 것인데

 
우는 소리가 웃는 소리로 들끓고,

 

내가 사는 집에는 빈대떡 부치는 소리가 요란해진다 나라는 섬, 너라는 미끼,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데 돌아볼 때마다 네가 있다

 

 

 

  

   *영화 곡성(哭聲)

 

 

 

 

제주 출생
제주교육대학 졸업
2000년 계간 《미네르바 》등단
"미네르바 문학회 회장" 역임,
시집 『스스로 우는 꽃잎 』『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이 있다』
『최초의 그늘』『풀등, 바다의 등』 『마고의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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