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어준다는 것 / 복효근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덮어준다는 것 / 복효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29회 작성일 16-11-25 10:35

본문

덮어준다는 것

 

   복효근

 

 

달팽이 두 마리가 붙어 있다

빈 집에서 길게 몸을 빼내어

한 놈이 한 놈을 덮으려 하고 있다

덮어주려 하고 있다

일생이 노숙이었으므로

온몸이 맨살 혹은 속살이었으므로

상처이었으므로 부끄럼이었으므로

덮어준다는 것,

사람으로 말하면 무슨 체위

저 흘레의 자세가 아름다운 것은

덮어준다는 그 동작 때문은 아닐까

맨살로 벽을 더듬는 움막 속의 나날

다시 돌아서면

벽뿐인 생애를 또 기어서 가야 하는 길이므로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덮어줄 수 있는

지금 여기가

지옥이더라도 신혼방이겠다

내 쪽의 이불을 끌어다가 자꾸

네 쪽의 드러난 어깨를 덮으려는 것 같은

몸짓, 저 육두문자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할 수는 없겠다

신혼 서약을 하듯 유서를 쓰듯

최선을 다하여

아침 한나절을 몇백 년이 흘러가고 있다



 


 

1962년 전북 남원출생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
1995년 편운문학상 신인상
2000년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수상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마늘촛불』

『따뜻한 외면』꽃 아닌 것 없다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91건 64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9 0 12-16
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9 2 07-17
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9 2 07-15
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9 2 07-28
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5 0 02-15
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4 1 08-26
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2 1 08-28
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88 2 09-21
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5 2 07-24
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6 1 08-21
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9 0 10-02
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6 1 08-10
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1 2 07-23
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0 0 06-03
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9 3 07-17
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9 2 07-24
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3 0 09-25
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86 2 08-17
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2 2 07-22
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2 0 07-25
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9 0 09-22
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4 1 08-10
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7 1 07-13
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83 1 08-24
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57 0 12-09
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1 0 09-22
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3 0 03-07
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22 1 07-15
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7 1 07-14
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85 2 07-07
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22 0 08-08
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6 1 07-10
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7 1 09-11
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4 1 07-09
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5 0 01-18
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59 1 07-07
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7 2 07-22
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7 0 08-22
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28 4 07-09
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7 0 12-29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0 0 11-2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