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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 서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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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60회 작성일 16-12-05 10:37

본문

 

그늘

 

 서동균

 

 

골목 어귀에 웅크린 그늘은 아르마딜로

누군가 툭툭 치거나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닥치면

둥글게 둥글게

골목 안으로 들어가는 야행성이지

보이지 않는 눈, 들리지 않는 소리

공구리 바닥 틈새로 사라진 햇살

너무 마르면 그냥 뚝 부러지거나

너무 젖으면 질기게 휘어지는

이곳저곳에 남은 이야기들

조근조근 균열이 난 담벼락은

헐거운 기억에 익숙하고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에 구석구석 난 좁은 길은

국어사전 귀퉁이에 자리한 골목에서

오랫동안 전해지는 이야기로

어금니 같은 등딱지를 만든다

 

 

 

1970년 서울 출생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2011년 계간《시안》신인상
시집 『뉴로얄사우나』등
2013년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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