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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혹은 인제 /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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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65회 작성일 16-12-08 09:03

본문

 

영월 혹은 인제

 

   이현승

 

아픈 마음엔 풍경만한 것이 없어라.

안팎으로 찢어진 것이 풍경이리라.

 

다친 마음이 응시하는 상처

갈래갈래 갈라져 나간 산의 등허리를 보는 마음은

찢긴 물줄기가 다시 합쳐지는 것을 보는 무연함이라네.

거기, 어떤 헐떡임도 재우고 다독이는 힘이 있어

산은 바다는 계곡과 별들은 저기 있네.

 

크레바스 사이로 빨려 들어간 산사람처럼

상처 속의 상처만이 가만히 잦아드네.

 

찢긴 풍경에겐 상처 입은 마음만한 것이 없어라.

외로운 사람의 말동무 같네 저 상처.


 

 

1973년 전남 광양 출생
1996년<전남일보>신춘문예 당선
2002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 수상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친애하는 사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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