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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 유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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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24회 작성일 16-12-15 10:14

본문

 

 유리창

 

  유정이

 

  그는 내가 있는 세계를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보여주었다
  주로 평면이었으며
  검은 그림자를 부욱 찢어 칼금을 보여주기도
  반짝이는 이마에서 꺼낸 생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루 두 페이지씩 읽으면 날이 저물었다
  나는 몽환적인 그의 둥근 달을 좋아해
  노란 색을 띤 몽환은 점점 마르고 차차
  부푸는 속성을 지녔다
  까만 씨처럼 몰락했을 때
  내 온전한 배를 찢고 핏덩이를 쏟아내던
  그것은 허구처럼 생생했으며
  나는 주로 그 안에서 사육되었다 하지만
  나를 먹여 키운 것은 그가 아니라
  나였다는 것을 안다
  그의 차가운 심장을 문지를 때 나는 북아프리카 사막여우의
  추위에 가 닿았다 별이 박힌
  밤의 퀼트가 자주 내다 걸렸다 추위의 바깥
  검은 장갑 낀 손이
  클릭, 클릭할 때마다 생성되는 어둠
  주먹으로 쾅쾅 두들기던 밤

  나는 내가 다량의
  위험한 물질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안다
  그는 깜깜한 먹지 같은 비린내를 풍기고 서 있었다
  손톱이 길게 자란 아스팔트 위의 낙타처럼
  그가 쳐놓은 오랜 장막을 찢으려 달겨들고
  총성처럼 그가 고함을 쳤을 때
  나는 곧 열넷과 아홉과 마흔 세 개로 분할되었다
  납작해진 아홉이 바퀴처럼 혀를 굴리며 말했다
  우리는 이제 다른 세계로 이동했어요
  우리의 감각은 깨졌거든요

  검은 색 물감을 쭈우욱 눌러 짜놓은 허공은
  총성 뒤에 따라오는 냄새로 붐빈다
  두 개 세 개 그리고
  여섯 개의 내가 다시 열리고 다시 닫힌다
  깨진 창은 더 이상 깨지지 않을 것이다

 

 

1963년 천안 출생
1986년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1993년 월간 《현대시학》등단
1997년까지 태광중. 종합고등학교 재직
1999년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시집 『내가 사랑한 도둑 』『선인장 꽃기린』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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