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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 서 있는 나무에게 / 정공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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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39회 작성일 16-12-21 09:40

본문

길을 가다 서 있는 나무에게

 

정공량

 

길을 가다 서 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길의 상처를 달래주는 몇 그루

나무에게 묻는다

상처는 달고, 달기 전에 쓰고

쓰기 전에 매웁다고

모든 그리움은 쉽게 그러나 더욱 아쉽게

끝나고 마는 세월 속의 이야기라고

길을 가다 서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내 상처, 내 마음의 흔적을

아직 빛나는 어느 날의 기억을,

지울 수 없어 세월에게 묻는다

길은 길며 내일은 멀고

오늘은 짧으며

나를, 세월은 기다리지 않는다고

 

 


 

1955년 전북 완주 출생
1983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우리들의 강』『세상의 뜬소문처럼』『마음의 정거장』
『누군가 희망을 저 별빛에』
시조시집『절망의 면적』『기억 속의 투망질』『꿈의 공터』
『마음의 양지』『내 마음 의 공중누각』
씨디롬 시집『그리움의 잎새는 푸르다』, 시조선집『꿈의 순례』,
문학평론집『환상과 환멸의 간극』
현재 계간『시선』 발행인 및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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