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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의 담론 / 서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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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19회 작성일 16-12-22 10:31

본문


 

구두의 담론談論

 

서영택

 

1.

노독을 내려놓고서야

발을 벗은 구두가 편안해진다

헐렁한 발의 부피를 채우는 어둠

발의 체온 빠져나간 구두를 채운다

신발장 모퉁이

노숙자처럼 누운 구두의 잠

가난한 꿈을 뒤척이는 잠을 깨우고 구두를 신는다

발을 신은 구두가 졸린 눈을 비비고

터벅터벅 화단의 졸린 꽃잎의 맨살을 만지고

화들짝 놀라 꽃잎 파르르

행운슈퍼를 지나 옷가게 골목을 지나

교차로 앞

 

2.

횡단보도 앞

바람이 훅발등을 쓸고

빨간불을 통과해 건너편으로 간다

건너편 구두 샵, 굽 높은 빨간 힐

뱀피를 쓴 페라가모 롱부츠, 뱀의 아가리처럼 다리를 조여들고

검은 킬힐의 날카로운 대립

킬힐 가보시 유리 구두는 발작은 아가씨의 것

인조 밍크 어그 부츠는 분홍색을 좋아하는 주니어용

샵을 벗어난 구두들

교차로를 두고 수많은 구두가 만난다

학원 빌딩을 가고 커피를 마시고 백화점을 가면

더 많은 구두가 만난다

구두는 구두끼리 발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신상품 구두를 사고 집으로 온다

발은 벗은 구두가

다시 편안해지는 시간이다

 

- 시집 현동 381번지에서



 

 seoyt.jpg

 

경남 창원 출생
2011년《시산맥》으로 등단
호서대학교 경영학 박사
시집『현동 381번지』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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