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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주겠다 / 김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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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81회 작성일 16-12-26 09:04

본문

너에게 주겠다

 

김윤수

 

 

나의 모든 기도와 바람으로 농축된

한 방울의 눈물을

수많은 그리움들로 빚어 만든 투명한 아침을

햇살 아래 반짝이며 익어 가는

과일처럼 단단한 미소를

 

창을 열면

먼 곳의 강물이 한달음에 달려오고

달려와서는 죽은 나무도 푸르게 일으키고

주저앉은 꿈들도 추슬러서

저 열망의 바다에까지 가닿도록

그리하여

가장 높고 멀리 달아 올린 꿈들이

눈부신 깃발로 힘차게 펄럭이도록

튼튼한 늑골 하나를 너에게 주겠다

 

내 지난날의 고통과 실패도

거름이 될 것 같아 한 보자기 풀어

밤하늘에 가득 별로 띄우겠다

내 몸을 잘게 쪼개 심한 장작불로 달구어서

아름다운 빗살무늬로 만든 숯검정 하나를

불씨만 닿으면 온

세상 낮은 구석구석까지 밝게 비출

숯검정 하나의 불씨로 가서

그 불씨에 불씨를 지피는 푸른 정맥 돋아난

아침 해 같은 손가락을

손가락의 첫 시작을

너에게 주겠다

 

- 시집 기억 속 별을 찾아중에서

 

 

서울 출생

문장21로 등단

시집으로 기억 속 별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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