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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은 없다 / 남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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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95회 작성일 17-01-02 08:31

본문

중력은 없다

 

남상진

 

까마득한 높이에 걸린 어둠이

지상으로 내려오면

거미는 오래 숙성된 고독을 허공에 내다 건다

주린 눈동자를 허공에 걸고

어두운 골목을 빠져나오던 기억 위로

새들은 눈부신 날개를 활짝 펼쳐 보였다

무수한 발자국이 가라앉은 공중에도

가끔은 희망처럼 안개가 피어오르고

달빛 오목한 밤의 등줄기를 따라

별들은 반짝이는 손바닥을 나뭇잎에 매달았다

날개를 지닌 것들이

온전한 추락을 꿈꾸는 동안

거미는 혼자 침묵을 지킨다

가늘게 전해지는,

발자국을 앞서간 진동이

생사의 경계를 가르며 지나간다

이슬에 젖은 새벽

추락의 무게도 얻지 못한 이들이

밤새 버려진 구름처럼 거미줄에 걸린다

어둠이 짙을수록

부유하는 빛들이 더 깊게 가라앉는 우주의 이마에

허공의 한 귀퉁이 엉성하게 밟고 앉아

허기에 젖은 새벽과

허기에 젖은 생각을 말리며

깊은 우주로 추락하는 일은

거미줄에 연결된 별의 모세혈관이 파르르 떨리는 일이다

 

-《시산맥2016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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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경북 상주 출생

2014년 애지로 등단

시집으로 현관문은 블랙홀이다

시흥문학상, 민들레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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