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와 거울 / 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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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8회 작성일 17-01-06 10:02본문
파김치와 거울
한지혜
북으로 시집갔던 경상도 댁, 죽모루로 시집왔던 죽모루 댁, 아래윗집에 모여 살아 넓은 마당엔 포플러 한 그루 갓 시집온 얘기해대는데,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첫날밤도 치르기 전 한밤중 붉은빛 돌던 연한 파 이파리 몰래 한 입 먹어보았던 처음 맛, 오물대다 꼭 다문 입 속에서 피가 흐르더라는 경상도 댁 얘기에 첫날밤 밖으로 도망 나와 새벽까지 마당을 서성이다 겨우 본 게 창호지문에 붙은 작은 유리, 종가 댁 큰 거울이 보았을 것 같아 거울 앞에서 뱅뱅돌았대 쪽머리 만지며 뱅뱅 돌았는데 종가 댁 고운 부인이 예쁘다 예뻐하는 소리에 웃었다는 죽모루 댁 이야기, 사람이 그리워지는 건 거울 보는 습관이 생기고 부터래
- 시집 『두 번째 벙커』 중에서
대청도 출생
1980년《신세계》에 시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갯벌문학 작가상 수상
시집으로 『마음에 내리는 꽃비』『차와 달의 사랑노래』『두 번째 벙커』 등
2014년 시흥시문화예술발전기금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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