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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주의자 / 양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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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23회 작성일 17-01-17 10:14

본문

식량주의자

 

양문규

 

 

식량주의자였던 아버지 평생 농사꾼으로 산다

논과 밭과 한 몸으로 연민할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아버지의 연대

쌀 보리 밀 콩 감자 고구마를 위하여

일흔, 하고도 네 해 동안 보급 길 걸어왔다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땅속에 낙원이 들어앉길 바라진 않았지만

똥막대기보다 못한 농사가 뭐 그리 대단해

폐농의 논과 밭 밟지 않고

사월과 오월 사이

거침없이 자운영꽃 자청한 검붉은 울음

아직도 토해내는 것인가

새파랗게 빛나는 농사는 어디에도 없는데,

 

 

NISI20101001_0003483113_web_99_20160102111004.jpg

충북 영동 출생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89한국문학등단

시집 벙어리 연가』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집으로 가는 길

식량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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