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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안부 / 유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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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7회 작성일 17-01-19 08:37

본문

푸른 안부

 

유순예

 

 

 

  스무 살 그녀를 꼬득이던 스물 다섯의 청년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그 전주 거시긴디요 유순예씨 맞는가요? 호적부 뒤적거려서

수년 전에 찾아냈는디 손가락이 떨려서 이제야 전화를 했네요

아침밥 해서 애들 둘 학교 보내고 큰놈은 대학생이 되어 타지로 나가고

마누라 몸이 성치 않아 안팎일 하느라 머리가 희끗희끗헌디,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요, 이녁은.

 

 

  마흔 둘 시를 쓰던 그녀가 마흔 일곱 공무중이라는 그에게 대답했다.

 

비 오는 날이면 계집아이로 거슬러 올라가 토란잎 따서 머리에 쓰고

눈 오는 날이면 창 밖을 내다보며 식은 커피 잔을 만지작거리고

오늘처럼 바람 부는 날이면 그 바람 따라 흔들리며 살았다, !

 

 


1391698554-15.jpg

 

1965년 전북 진안 출생

2007시선등단

시집나비, 다녀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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