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해진다 / 김경수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편안해진다 / 김경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78회 작성일 17-01-23 15:03

본문

편안해진다

 

김경수

 

 

꽃잎이 떨어진다.

시간을 흘려보내고 물질이 되는 침묵이다.

물방울이 떨어져 강이 되는 소리이다.

기타의 현()을 튕기던 오래된 악사도 떠날 준비를 한다.

오래된 집이 낡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나뭇가지는 없다.

떨어진 꽃잎이 말라 바스락거린다.

주름진 얼굴이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이젠 아주 평화스럽다.

소멸과 탄생이 거리에 버려진다.

없다는 당연한 사실에 대해 이젠 아주 편안해진다.

현실이란

날아가는 새의 날갯짓을 올려다보는 젖은 눈이라고 할까?

현재 이 순간이란

수정액(修正液)인 화이트(white)로 지운 단어라고나 할까?

인간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한 점으로서의 순간이듯이

우리 모두는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문()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주머니에 바다를 넣고 걸어간다.

인간의 죄를 보고 성자(聖者)가 눈물을 흘리자

주머니 속의 바다가 출렁인다.

사람들이 물병 속에 노래를 가득 넣자 성당은 사라지고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뚫고 바닥에 쏟아진 햇빛이

새로운 언약의 붉은 꽃이 되어 자라고 있다.

 

-《시산맥2016년 겨울호

 

 


kimk.jpg

 


 1957년 대구 출생
1993년 ≪현대시≫로 등단 
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시집『하얀 욕망이 눈부시다』,『다른 시각에서 보다』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달리의 추억』
문학ㆍ문예사조 이론서 『알기 쉬운 문예사조와 현대시』등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81건 1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3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5 0 02-07
73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9 0 02-06
72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3 0 02-06
7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5 0 02-03
7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1 0 02-03
7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1 0 02-02
7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8 0 02-02
7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6 0 02-01
7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1 0 02-01
7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8 0 01-31
7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2 0 01-31
7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5 0 01-26
7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1 0 01-26
7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1 0 01-25
7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9 0 01-25
7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2 0 01-24
7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7 0 01-24
7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4 0 01-23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9 0 01-23
7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0 0 01-20
7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8 0 01-20
7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3 0 01-19
7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1 0 01-19
7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2 0 01-18
7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1 1 01-18
7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3 0 01-17
7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0 0 01-17
7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9 0 01-16
7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6 0 01-16
7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4 0 01-13
7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3 0 01-13
7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8 0 01-12
6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1 0 01-12
6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4 0 01-11
6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1 0 01-11
6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4 0 01-10
6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7 0 01-10
6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3 0 01-09
6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3 0 01-09
6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1 0 01-06
6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3 0 01-06
6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6 0 01-05
6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6 0 01-05
6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2 0 01-04
6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2 0 01-04
6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1 0 01-03
6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2 0 01-03
6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1 0 01-02
6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8 0 01-02
6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3 1 12-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