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시절 / 이성복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꽃피는 시절 / 이성복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6회 작성일 17-01-24 09:19

본문

피는 시절

 

이성복

 

 

멀리 있어도 나는 당신을 압니다

귀먹고 눈먼 당신은 추운 땅속을 헤매다

누군가의 입가에서 잔잔한 웃음이 되려 하셨지요

 

부르지 않아도 당신은 옵니다

생각지 않아도, 꿈꾸지 않아도 당신은 옵니다

당신이 올 때면 먼발치 마른 흙더미도 고개를 듭니다

 

당신은 지금 내 안에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알지 못하고

나를 벗고 싶어 몸부림하지만

 

내게서 당신이 떠나갈 때면

내 목은 갈라지고 실핏줄 터지고

내 눈, 내 귀, 거덜난 몸뚱이 갈가리 찢어지고

 

나는 울고 싶고, 웃고 싶고, 토하고 싶고

벌컥벌컥 물사발 들이켜고 싶고 길길이 날뛰며

절편보다 희고 고운 당신을 잎잎이, 뱉아낼 테지만

 

부서지고 무너지며 당신을 보낼 일 아득합니다

굳은 살가죽에 불 댕길 일 막막합니다

불탄 살가죽 뚫고 다시 태어날 일 꿈 같습니다

 

지금 당신은 내 안에 있지만

나는 당신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막만한 손으로 뻣센 내 가슴 쥐어뜯으며 발 구르는 당신

 

 


이성복1.jpg

 

1952년 경북 상주 출생

서울대 불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7문학과 지성등단

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남해금산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50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0 0 02-06
7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2 0 02-03
7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0 0 02-03
7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7 0 02-02
7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5 0 02-02
7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4 0 02-01
7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6 0 02-01
7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3 0 01-31
7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9 0 01-31
7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0 01-26
7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8 0 01-26
7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9 0 01-25
7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4 0 01-25
7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9 0 01-24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7 0 01-24
7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3 0 01-23
7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5 0 01-23
7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5 0 01-20
7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7 0 01-20
7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8 0 01-19
7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9 0 01-19
7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1 0 01-18
7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7 1 01-18
7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3 0 01-17
7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7 0 01-17
7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4 0 01-16
7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4 0 01-16
7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3 0 01-13
7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2 0 01-13
6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4 0 01-12
6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8 0 01-12
6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4 0 01-11
6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9 0 01-11
6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9 0 01-10
6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6 0 01-10
6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1 0 01-09
6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8 0 01-09
6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9 0 01-06
6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0 0 01-06
6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6 0 01-05
6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3 0 01-05
6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9 0 01-04
6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0 0 01-04
6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9 0 01-03
6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8 0 01-03
6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8 0 01-02
6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6 0 01-02
6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1 1 12-30
6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9 0 12-30
6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3 0 12-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