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보고 싶다 1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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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8회 작성일 17-02-08 10:35본문
얼굴이 보고 싶다 1
-좋은 저녁
박영민
이스트가 부푼 오랜 저녁이 장르별로 빼곡하다
출생지가 불분명한 열대어들이 방바닥에 쏟아진다
돌아오는 시간은 자꾸 번식지를 옮기는 구름의 기질과 닮아가고
오래 기다리는 법을 배우지 못한 눈사람의 기침은 멎었다
물결무늬구름에게 의미를 실어주지 못하여
먼 곳에서 전송되는 당신의 눈가는 여전히 주름이 없다
몇 년째 잘 마른 모래바람 위로
때로는 단 한 번도 일렁이지 않는 미지의 파도가
밥 한번 먹자며 물거품으로 밀려오면
빨랫줄에 무거운 스웨터
언제인지 모를 날들은 올이 나간 채 걸려 있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말하는 우리의 혀는
타오르는 태양의 습성을 너무 쉽게 베껴왔다
덕분에 좋은 저녁입니다,
그야말로 덕분에 참 좋은 저녁의 뚜껑을 열면
퉁퉁 불은
등 푸른 바다
광주광역시 출생
2007년《문학· 선》등단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문예창작 전공 박사 과정 수료
시집『해피버스데이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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