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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 박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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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0회 작성일 17-02-09 08:45

본문

안녕,

박선경

 

  우리들의 인사는 당신과 나 사이를 건너는 기차보다 지루해요. '안녕'이라고 발음하는 당신의 두발 자전거가 우리들의 골목 끝에서 사라지죠. 한 방향에서 출발하여 어긋나버리고 마는 갈림길에서 각자 힘차게 달리고 있는 우리들의 인사는 나의 머릿속을 헤매거나, 나의 입가를 맴돌다 한 바퀴이상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씽씽 돌고 있는 각자의 바퀴 같아요. 형체도, 경계도 없던 바람, 혹은 빈자리를 헤매는 난독증 환자처럼 추억을 더듬거리는 텅 빈 '0'를 굴려요. 우리들의 바퀴에겐 뒷모습이 없죠.

 

  당신의 마지막 표정처럼 바퀴는 굴러가요.

  텅빈 '0'처럼 나는 당분간 당신 주위를 맴도는 힘겨운 의미가 되겠죠. 바퀴는 당신과 나, 각자의 텅 빈 골목을 힘차게 달려요.

 

- 웹진 시인광장20164월호 발표

 

 

 

박선경.jpg

1973년 서울 출생

2003 현대문학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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