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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예약하기 / 심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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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853회 작성일 15-08-18 09:57

본문

홍시 예약하기

 

  심언주

 

 

 

홍시를 데리고 가는데

홍시가 나무 위로 날아오른다.

 

지쳐서 제 발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홍시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습관이 있으니

즉석에서 답변하기를 기다리지 않는게 좋겠다.

 

홍시를 예약해 놓고

 

온몸이 타오르기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

 

타오르는 홍시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겠다.

 

머리 위에 매달린 물풍선이 만삭의 배처럼

아래로 처진다.

 

주마등처럼 머리 위로

홍시가 스친다.

 


 

simubjoo-4-wonho_w_wonho_w_wonho_w_wonho.jpg

 

충남 아산 출생
2004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시집 『 4월아, 미안하다』 』『비는 염소를 몰고 올 수 있을까』등
'시류'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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