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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밭 / 김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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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79회 작성일 17-02-17 11:06

본문

어머니의

 

김영언

 

 

어머니의 밭이 좁아지고 있다
팔순 허리 구부러질수록
더더욱 맹렬하게 기승을 부리는
바랭이와 방동사니에게 해마다 두둑을 내어준다

어머니의 삶은
손톱이 자랄 틈도 없이
손마디에서 푸른 물이 빠질 틈도 없이
거개가 풀과의 절박한 전쟁이었다

이젠 저 잡것들을 이겨낼 재간이 없구나
평생 빈틈없이 도닥거리던 국수당 비탈밭
애지중지 품었던 자식들 도시에 내어주듯
올해는 서너 이랑을 또 포기했다

평생 솎아내고 솎아내도 솟아나는
집 떠난 자식들 걱정 같이 무성한 풀들에게
잡초보다 더 강인하게 지켜오던 세월이
뒷산 그림자에 잠기듯 무정하게 점령당하고 있다


-'황해문화'(2015.여름)-






1962년 인천 출생  
인천교육대학,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2000년 계간《다층》등단
시집 『아무도 주워 가지 않는 세월』 『집 없는 시대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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