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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궁뎅이버섯 / 장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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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749회 작성일 17-02-24 09:09

본문

노루궁뎅이버섯

 

장상관

 

 

나무에 붙은 궁뎅이를 본다

배설이 급해서 궁뎅이만 내밀었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나무속이 궁금해서 들어갔다 그만

나무가 된 노루

눈이 노루로 보는 순간 나무가 사라졌다

한껏 자라난 뿔은

뿌리를 뽑지 못해 바둥거린다

치부를 드러내고도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하얗게 털갈이하고

눈동자에서 멀어져 가는 노루구름 따라

달려가고 싶은 몸

궁뎅이를 떼어내도 모른다

무언가에 몰입하는

열정적인 모습 앞에서 궁뎅이를 들고

냄새를 맡아보는 약초꾼

구린 곳이 향기로운 것은 이것뿐이란다

 

- 시선2017년 봄호

 

jangsangkwan-140-1.jpg

경남 창녕에서 출생

2008문학·등단

시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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