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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 고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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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39회 작성일 17-03-03 08:54

본문

박타박

 

고증식

 

 

엄마 따라 소 팔러 가던 길

엄마는 고삐를 잡고

열 살 나는 엄마 치마폭을 잡고

삼십 리 신작로길 타박타박

우시장 가던 길

한여름 뙤약볕 아래 매미는 울고

송아지 딸린 암소 한 마리 사서

다시 타박타박 되돌아오던 길

천둥처럼 트럭이 지나가면

엄마는 코뚜레를 바투 쥐고

겁먹은 나는 송아지 허리를 안고

잿빛 흙먼지 뒤집어쓰던 길

천방지축 들고뛰던 어린 송아지

, 저눔 송아지

저 송아지 좀 몰아오너라

논두렁 가 샘물로 목을 축인

어머니 쨍한 고함소리 들리던 길

부사리 떼 넘쳐나던 장마당

그 우시장 근처 처마 밑에서

우리 모자 머리를 맞대고 김나는

국밥 한 그릇 퍼먹던

아버지 떠나시던 그해 그길 따라

어느새

오십여 년을 타박타박 걸어온 길

 

 

kojeungsik_150.jpg

 

1959년 강원도 횡성 출생

1994한민족문학4집으로 시문단에 나옴

시집으로 환한 저녁』 『단절』 『하루만 더

시평집 아직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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