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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손자국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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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83회 작성일 17-03-08 09:30

본문

바람의 자국

 

이재훈

 

 

  변주곡은 없다. 형상이 없는 바람의 봄. 골목길에서 바람을 기다린다. 당신의 비명을 생각한다. 의미는 사라지고 거짓은 시작된다. 이 골목은 바람의 산란처다. 보이지 않는 고통과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슬픔도 없이 생일이 지나간다. 바람에겐 애도가 없다. 어깨와 가슴과 배꼽으로 들어오는 날카로운 바람의 체온. 주위엔 모두 썩어질 것들뿐이다. 몸도 기억도 분노도 희망도. 한 때 바람을 잡으려 온 힘으로 애를 썼다. 무릎으로 돌밭을 뭉개고 가시덤불을 손으로 헤쳤다. 언덕에 올라 헐떡거리며 먼저 지나간 바람을 멍하니 보곤 했다. 바람은 늘 넉넉하지 않았다. 어딘가로 모질게 떠밀기만 했다. 이제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바람. 세상의 시간이 덩어리로 지나간다. 따지고 보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건넌 적이 없다. 골목길에서 바람과 마주한다. 길에서 얻은 옆구리 상처가 도진다. 바람이 가만히 다가와 상처를 매만진다.

 

- 월간 시인동네2017. 3월호에서

 

 

1_shjm91.jpg

 

중앙대학교 문학박사

1998현대시등단

시집 명왕성 되다』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문학이론서 부재의 수사학』 『딜레마의 시학』 『현대시와 허무의식

대담집 나는 시인이다

2012년 한국시인협회상, 8회 젊은시인상, 2014년 제15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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