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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한 일 / 류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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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7회 작성일 17-04-04 09:02

본문

다행한 일

 

류미야

 

 

이 생에서 나 하나 잘한 일이 있다면

고요한 견딤으로 기다릴 줄 알았단 것

이윽히 나비 날갯짓 바라볼 줄 알았던 것

 

바람 지난 자리에서 꽃잎 가만할 때까지

여윈 겨울나무에 여린 꽃눈 돋기까지,

멍 그늘 짙은 숲 속에선

가만 손등 감싼 것도

 

금빛 햇살 자란자란 물무늬 이는 강변

드러난 나무 밑동 위 낙엽을 덮어주며

갈대의 겨운 속울음 춤이 되는 걸 바라보네

 

별들의 불면 곁에서 선잠을 자다 깬 듯

이 생에서 나 무엇도 이룬 것 하나 없지만

고요히 바라보는 행복 알게 된 일 참, 다행이네

 

 

류미야1.jpg

경남 진주 출생

서강대 대학원 국어교육 석사 수료

2014년 제3회 님의침묵 전국 백일장 장원

2015유심시조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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