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계절 / 이권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수상한 계절 / 이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3회 작성일 17-04-20 08:53

본문

수상한 계절

 

이 권

 

 

  헤어진 애인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선이 가느다랗게

떨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나는 전화선 너머 그녀의 목소리를 가만히 매만지고 있었

습니다 아직도 나는 너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잠시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 낙엽 쌓인 거리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습니다

나를 사랑한다며 낯선 사내의 흔적이 있는 그녀의 집으로

나를 불러 들였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의 문간방에 세를

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간을 들이고 살림을 차렸습니다

 

  꽃피는 계절로 들어서자 그녀한테 새로운 남자가 생겼

다고 했습니다 그녀에게 봄에 잘 어울리는 새로운 사내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다며 그

녀의 문간방에 있던 세간과 나를 길바닥에 내놓았습니다

 

  내 흔적을 지우기 위해 그녀는 하루 종일 이를 닦는다

고 했습니다 새로운 사내를 위해 꽃무늬 벽지로 도배도

하고 침대도 새로 장만했다고 했습니다 아직 낙엽 타는

냄새가 나는 나에게 오랜동안 자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가 사랑을 배신하기 좋은 시기라 했습니다

그녀의 몸에서 봄 사내의 체취가 사라질 때쯤 그녀는 다시

나를 찾아오겠다고 했습니다 수상한 계절은 그렇게

내 사랑에 꽃 한 송이 바친 채 떠나갔습니다

 

-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중에서

 


1.JPG

본명 이정권

1953년 충남 청양 출생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4시에티카로 등단

시집 아버지의 마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48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1 0 04-26
8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8 0 04-26
8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3 0 04-25
8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8 0 04-25
8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4 0 04-24
8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9 0 04-24
8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1 0 04-21
8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2 0 04-21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4 0 04-20
8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8 0 04-20
8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7 0 04-19
8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2 0 04-19
8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4 0 04-18
8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5 0 04-18
8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9 0 04-17
8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2 0 04-17
8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5 0 04-13
8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7 0 04-13
8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2 0 04-12
8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8 0 04-12
8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1 0 04-11
8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2 0 04-11
8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9 0 04-10
8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7 0 04-10
8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4 0 04-07
8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83 0 04-07
8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5 0 04-06
8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1 0 04-06
8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2 0 04-05
7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6 0 04-05
7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6 0 04-04
7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5 0 04-04
7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6 0 04-03
7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1 0 04-03
7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4 0 03-31
7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7 0 03-31
7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7 0 03-30
7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1 0 03-30
7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0 0 03-28
7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6 0 03-28
7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1 0 03-24
7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3 0 03-24
7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0 0 03-22
7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7 0 03-22
7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2 0 03-21
7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9 0 03-21
7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1 0 03-20
7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0 0 03-20
7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3 0 03-16
7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6 0 03-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