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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계절 / 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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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6회 작성일 17-04-20 08:53

본문

수상한 계절

 

이 권

 

 

  헤어진 애인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선이 가느다랗게

떨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울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나는 전화선 너머 그녀의 목소리를 가만히 매만지고 있었

습니다 아직도 나는 너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잠시 빛나고 있었습니다

 

  지난 가을 낙엽 쌓인 거리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습니다

나를 사랑한다며 낯선 사내의 흔적이 있는 그녀의 집으로

나를 불러 들였습니다 그때부터 나는 그녀의 문간방에 세를

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간을 들이고 살림을 차렸습니다

 

  꽃피는 계절로 들어서자 그녀한테 새로운 남자가 생겼

다고 했습니다 그녀에게 봄에 잘 어울리는 새로운 사내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계절이 바뀌어서 어쩔 수 없다며 그

녀의 문간방에 있던 세간과 나를 길바닥에 내놓았습니다

 

  내 흔적을 지우기 위해 그녀는 하루 종일 이를 닦는다

고 했습니다 새로운 사내를 위해 꽃무늬 벽지로 도배도

하고 침대도 새로 장만했다고 했습니다 아직 낙엽 타는

냄새가 나는 나에게 오랜동안 자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가 사랑을 배신하기 좋은 시기라 했습니다

그녀의 몸에서 봄 사내의 체취가 사라질 때쯤 그녀는 다시

나를 찾아오겠다고 했습니다 수상한 계절은 그렇게

내 사랑에 꽃 한 송이 바친 채 떠나갔습니다

 

- 이권 시집 아버지의 마술중에서

 


1.JPG

본명 이정권

1953년 충남 청양 출생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14시에티카로 등단

시집 아버지의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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