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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오래된 가게 / 박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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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7회 작성일 17-05-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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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오래된 가게

 

박승자

 

입 안 가득 사탕이 녹지 않고 있었다

격자문에 유리로 된 엽서만한 창

눈을 바짝 대며

탁자 옆, 물건을 가져간 사람이 기록하는 외상장부가

건들건들 검은 고무줄에 묶여 있었다

엄마 콩나물죽도 맛있어요

까만 밤 같은 간장으로 질퍽한 하얀 날을 쓱쓱 비벼 먹으며 거뜬히 술래잡기도 깡통차기도 할 수 있는 걸요

속눈썹처럼 휘어지는 강을 안고 잠들어 있는 엄마를 폴짝 넘어

괘종시계 소리를 따라 들어가며 잡목림은 숨바꼭질하기 좋은 곳

가지가 맨살에 스쳐 상처투성이여도 괘종시계 안은 없는 것 빼고 다 있어요

자주 술래여서 동무들은 헐거운 나무문 안쪽에 연탄광에 꽁꽁 숨어 있어요

, 강이 얼며 선반 위 사이다병 터지는 소리가 폭죽 소리처럼 들려요

민물새우가 되었다 붕어가 되었다 하는 겨울달이

보내 준 엽서만한 유리창이

눈썹 위에 올려 있어 무거운 눈을 자주 비벼요

몇 개의 이가 썩어도 사탕은

입 안에 가득해서

야야,

극장 끝났냐 하는 소리가

뒷골목 건달 같은 외상장부를 툭 건드리고

함석문 닫는 소리

점빵 노란달 스위치를 내리고

그래도 그때 먹는 콩나물 멀건 죽이 얼마나 맛있는지 지금도

입 안 가득

하얗고 둥근 십 리 사탕이 녹지 않고 있었다

 


parkseungja-140.jpg

2000광주일보신춘문예 당선

2011시안신인상 당선

시집 곡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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