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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 안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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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25회 작성일 17-05-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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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안 민

 

 

모르는 경로였다 별들의 공전과 상관없이 운항하다 멈추고 멈추다 운항했다 중심에 가까워졌다 기억의 과잉으로 바닥에 추락하기도 했다

 

얼굴이 후면이 되었다가 후면이 얼굴이 되기도 했다 때론 경험한 길 같았지만 깊고 어두운 내부였다 어디선가 울음 삼키는 소리도 들려왔고

 

흩어 놓은 좌표와 흐린 일기 안에서 불화했다 누구도 기상을 예보해주지 않았다 길은 딱딱하고 수분이 없었지만 어느 날은 비가 내렸고 또 어느 날은 눈이 내렸다

 

알 수는 없지만 너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누군가 생을 헝클어 놓은 그 날 이후 나는 너 아닌 이와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또 만나고 헤어졌다 지도를 분실한 나는 퍼즐 속의 편지였고 편지 속의 퍼즐이었다

 

 

  우린 흐릿하다 하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날 12개의 출입구가 있는 2번 지하도 계단을 내가 내려갔을 때 너는 3번 지하도 계단을 오르고 있었는지 모른다 혹은 내가 탄 지하철 칸이 플랫폼을 서서히 빠져나갈 때 계단 쪽으로 사라지던 뒷모습이 너였을지 모른다 54개의 면처럼

 

혼잡한 원형 교차로 신호등 저쪽에서 너로 착각한 얼굴을 주시한 적 있다 그 순간 모든 게 정지되었다 그것은 전생의 어느 구간에선 수백 년이었는지도 모른다 자동차 한 대가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자 카오스는 반복되었고

 

 

누구도 만나지 말아야지 각오했지만 생은 뒤죽박죽 섞인다 모순의 조각들이 팽창한다 조각난 마음이 살 속에서 아프게 살을 찌른다 겨울이 막 시작되고 있다

 

 

 

 

안민 시인.JPG

 

본명 안병호, 경남 김해 출생

2010<불교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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