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비 / 최연수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문득, 나비 / 최연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45회 작성일 17-06-13 09:10

본문

문득,

 

최연수

 

 

설레는 햇살 한 짐을 들쳐 멘 나비,

철둑 개찰구를 가뿐하게 빠져나온다

 

허공 몇 장을 넘겨 행선지를 훑더니

빠듯한 시간,

단락도 쉼표도 생략한 채 달아오른 철길을 읽는다

 

레일에 꽂힌 날개가 책갈피가 되는 느낌을

나는 이쯤에서 읽는다

 

저만치 소실점을 끌고 오전이 달려오고

 

점점 커지는 녹슨 울림을 완독하지 못한 날개가

사뿐, 열차 선 밖으로 물러선다

 

아른아른 계절을 싣고

휘우듬 오월의 행간을 빠져나가는 열차소리

 

달리는 것밖에 모르는 열차처럼

날아갈 일밖에 없는 나비는

얼마나 많은 꽃의 운명을 통과했을까

 

노곤함을 어깨 한켠으로 비스듬 내어주는 여행길

뿌리 깊은 족보가 어느새 너울너울 멀어진다

 

내게서 이미 날아가 버린 편도의 인연들

 

문득, 마음을 빠져나가는 가벼운 날개를

앞섶에 꽂고 싶은데

내 들숨과 날숨을 읽지 못한 나비의 속독이

저만치 멀다

 

나를 벗어난 여행은 다시, 익숙한 노선을 따라 돌아올 수 있을까

 

저 너머, 차표 한 장을 들고

막 여름을 향해 들어서는 백모란

깨알 같은 KTX시간표가 초속으로 넘어간다

 

- 7(2015) 철도문학상 수상작

 

 

 최연수.jpg


2015<영주일보> 신춘문예 당선. 2015시산맥등단

제7회 철도문학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양현주님의 댓글

profile_image 양현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연수 시인님 시를 올려 주셨군요^^
시가 참 좋습니다
나랑은 절친인 연수샘과 시마을 예술제에 함께한 시간,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낭송과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음악 참 좋은 예술제 행사 였습니다
시마을 문우님들과 지인들과 따뜻한 시마을에서 함께 즐길 수 있어서 기뻤네요
감사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수상한 느낌입니다
철길의 나비....

두 분 시산맥 친구신가 보네요
최 시인님 오랜만에 여기서 뵙습니다

Total 1,481건 7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1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4 0 02-09
11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1 0 02-27
11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8 0 03-20
117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01 0 04-05
117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5 0 04-17
117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2 0 05-04
117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8 0 05-23
117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0 0 06-19
117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3 0 07-02
117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1 0 07-13
117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1 0 07-30
117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1 0 08-10
116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9 0 08-27
116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3 0 09-07
116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9 0 09-27
116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5 0 10-15
116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10-25
116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0 11-09
116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2 0 11-21
116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12-03
116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4 0 12-17
116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3 0 10-01
115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8 0 10-14
115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1 0 10-26
115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3 0 11-05
115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4 0 11-17
115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0 0 11-30
115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67 0 12-10
115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7 0 12-22
115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1 0 01-05
115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7 0 01-18
115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27 0 01-28
114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0 0 02-12
114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7 0 02-25
114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3 0 03-10
114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4 0 03-22
114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9 0 04-01
114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6 0 04-14
114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9 0 04-26
114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4 0 05-11
114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7 0 05-24
114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8 0 06-07
113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8 0 06-20
113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87 0 07-04
113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6 0 07-14
113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0 0 07-26
113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6 0 08-11
113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6 0 08-26
113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5 0 09-08
113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3 0 09-2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