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지나가는 흔적 / 박현솔 > 오늘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오늘의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舊. 테마별 시모음  ☞ 舊. 좋은시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이 지나가는 흔적 / 박현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7회 작성일 17-06-22 10:00

본문

리들이 지나가는

 

박현솔

 

              

지나온 흔적을 지우는 태양의 저편,

희미해진 감각을 더듬으며 긴 줄을 따라가고 있다

큰 나무 앞을 지나서 모랫길을 돌아 벼랑으로 이어지는

끄트머리에서 앞서가던 것들이 줄줄이 사라진다

안개가 짙게 낀 것도 아니고, 어둠이 완성된 것도 아니다

길은 절벽을 타고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고

매복한 어둠은 짙은 적막이 될 때까지

낮은 포복을 유지하며 태양의 뒤편으로 흩어지고 있다

풀려가는 동공과 삐걱거리는 다리 사이로

사냥한 것들 중 가장 가벼운 것부터 떨어뜨리면

부스러기는 우리들이 지나가는 흔적이 된다

시간은 죽은 태양의 저편에서 온 것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운석이 떨어진 곳

길이 끊기고 나무들이 불에 타고

가벼운 지붕들은 흙무더기가 되어 주저앉는다

대지의 상처들이 성이 나서 곪아터지고

들판을 잃은 메뚜기들은 절벽을 향해 날아오른다

그렇게 절벽은 살아있는 것들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

길을 내려는 것들이 어둠 속으로 들어온다

빈 몸으로 난간을 걸어 까마득한 어둠의 중심을 바라볼 때

밭 딛고 선 곳이 지금 가야 할 길임을 알게 된다

길이 어둠을 이끌고, 어둠은 길이 되어 나아간다

어둠은 쌓이고 쌓여서 전보다 더 무거워진다

 


박현솔 (시마을).png

 

 

제주 출생

아주대대학원 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1999<한라일보>신춘문예와 2001현대시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달의 영토』 『해바라기 신화

저서한국 현대시의 극적 특성

2005년과 2008년 한국문예진흥기금 수혜

경기시인상 수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178건 46 페이지
오늘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2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8 0 07-17
92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2 0 07-17
92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1 0 07-14
92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3 0 07-14
92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1 0 07-13
92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5 0 07-13
92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1 0 07-12
92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6 0 07-12
9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1 0 07-11
9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9 0 07-11
9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2 0 07-10
9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6 0 07-10
9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4 0 07-07
9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5 0 07-07
9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3 0 07-06
9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0 0 07-06
9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4 0 07-05
9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3 0 07-05
9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7 0 07-04
9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1 0 07-04
9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3 0 07-03
9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5 0 07-03
9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6 0 06-30
9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2 0 06-30
9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9 0 06-29
9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9 0 06-29
9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6 0 06-28
9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6 0 06-28
9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9 0 06-27
8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4 0 06-27
8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7 0 06-23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8 0 06-22
8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36 0 06-22
8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6 0 06-21
8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4 0 06-21
89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2 0 06-20
8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9 0 06-20
8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0 0 06-19
8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0 0 06-19
8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2 0 06-16
8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7 0 06-16
8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8 0 06-15
8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4 0 06-15
8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1 1 06-14
88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0 0 06-14
88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6 0 06-13
88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4 0 06-13
88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9 0 06-12
88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6 0 06-12
87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7 0 06-0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