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리허설 / 양윤식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77회 작성일 17-06-23 14:16본문
바람의 리허설
양윤식
나 찔레나무
내 안에는 뿌리와 줄기들이 몸을 비틀며 만든 꽃잎 정거장이 있습니다 벌들이 붕붕거리며 꽃의
정거장에 닿으려 하면, 초록빛 가녀린 잎들은 바람을 입에 물고, 나도 모르게 살짝살짝 꽃잎을
가려댔지요 고속으로 달려온 햇살도, 피곤에 지친 바퀴를 이파리마다 내려놓고, 오월의 향기를
부리고 있는데, 갑자기 상수리나무 숲에 자지러지던 바람이, 발과 나 사이에 휙 끼어들었습니다
벌은 나동그라지며 내게 다가오려 하고, 내 이파리들은 햇살을 엎었다 뒤집었다 못 견디게 파르르
떨며, 파란 울음이 되고 하얀 눈물이 되고
나 찔레나무
경기도 안성 출생
중앙대 경영학과 졸업
2005년 《시평》으로 등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