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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가 꽃핀다 / 김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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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59회 작성일 17-06-29 08:46

본문

가 꽃핀다

 

김승해

 

 

조개가 꽃핀다

막 물이 드는 문양대로 굳은 껍질

물질 나온 아낙의 해감 안한 맨발 그대로

참숯 칠성판에 누운 조개는

오래 닫아둔 어떤 문을 열었기에

이 들끓음 속에서

이 불타는 집에서

다문 입을 열어 맑은 향기로 씹힐 수 있을까

 

뻘을 건너듯

맨발로 가지런히 건너오고도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은 네가

내 앞에 밀쳐 놓은 마음은

오래오래 되씹히는 맨살의 향기

입안 어디 찰랑찰랑 물 드는 소리나면

소금기 말갛게 걷힌 얼굴로

네가 구워낸 것은

자운영 꽃밭 같은 바다 한 장이었다

 

- 2005 신춘문예 당선시집

 

 

 

12108.jpg

1971년 대구 출생

2003년 대구 계명대대학원 문예창작과 수료

2005<조선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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