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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시장 / 김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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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22회 작성일 17-07-06 09:02

본문

자갈치시장

 

김금숙

 

 

새벽 자갈치는 납작하다

납작한 바다

납작한 배

납작한 욕지거리

납작해진 사람들이

납작해져서 부피가 사라진

수평선을 쓰윽 뽑아내어

밤새 잡은

순교자들을 줄줄이 엮어 올린다

꼼짝없이 갇힌

바다들이 수상한 몸짓과 손짓에 의해

소문도 없이

하나 둘 납작해져서 사라진다

얇게 저며진 비린내까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나면

텅 빈 바다는 몸을 뒤척여

잘 익은 태양을 자궁 안으로 밀어 넣고

다시 부풀어오르는 세상 때로

변신이 우리를 견디게 한다

 

- 2003년 제1시인세계신인상 당선작중에서

 

1959년 경북 의성 출생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안동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료

2003시인세계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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