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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 이종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952회 작성일 17-09-12 07:29

본문

신도림역          /        이 종원




도림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서로 다른 곳을 걸어온 물의 발길들이

냄새나는 흙탕물 속으로 섞인다

기적(汽笛)을 앞세운 기차도 덜 깬 새벽을 건넌다


밤새 부리를 갈고 발톱을 세운 독수리들이

하류로부터 거슬러올라

저공비행을 준비 중이다

곡선을 달려온 외곽의 그림자도

도심의 행간 속으로 말려들어갔다

계단이 높다

보다 위대한 발명품일지도 모르는

도시의 계단들은 낭떠러지와 흡사한

위험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


시작과 멈춤으로 교차하는 사람의 물결들이

매일 파도를 타고 바다로 흐른다

꿈꾸는 바다에 가닿으면 황금의 면류관이

기다리고 있을까

종주를 위한 숨 가쁜 항해

4차원 같은 신호음이 길고도 짧은

하루를 건너가기 시작한다.



계간지 '시와사람' 2014년 여름호(통권 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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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출근과 퇴근시간 역사의 인파의 물결 각자의 하루치를 들고 바쁜 걸음을 옮기는 모든 사람을 보면 여전히 지구는 건강하게 돈다는 생각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이종원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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