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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에서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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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얼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회 작성일 25-04-20 05:01

본문

대장간에서 / 박얼서

 

한여름 유월 한낮과 불길의 투혼

이에 맞서는 장인들

 

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들이

포개지고 꼬여지고 비틀려지고 있었다

 

불호령 치는 망치질에

살얼음 같은 담금질

 

강한 자존심들이 한몸 한살이 되기 위해

온갖 고통을 견뎌내고 있었다

 

구슬땀 방울방울 턱 밑에 매달린 채

막바지 열기로 출렁이는데

 

막 태어난 명검(名劍)한 점

반겨주는 눈빛들이 왠지 낯설지 않다

 

망치와 모루,

 

온몸에 박힌 멍자국들

각고로 꽃피운 모성 같은 상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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