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5월에게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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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5월에게 편지를 보냈다 / 유리바다이종인
내가 강을 건너 당신의 5월에 흡수되더라도 따뜻이 안아주십시오
나의 피는 땅을 다 돌지 못하고 관절염으로 잠 못 이루었습니다
뼈마디마다 까마귀가 쪼아대며 즐겁게 미소하였으나
나는 밤새 강을 헤엄치며 편지를 입에 물고 5월에게 건너갑니다
나머지 몫을 다하여 푸른 옷을 휘감고 땅을 덮어주시기 바랍니다
당신도 정한 시간이 되면 6월을 향해 편지를 보내겠지요
돌고 돌아도 우리는 인생처럼 두 얼굴로 후회하지 맙시다
내가 푸른 옷을 펼치는 5월의 당신이 염려스럽듯이
당신 역시 초대하는 6월에게 하고 싶은 말 많으리라
물 한 그릇 떠놓고 천지신명께 빌던 우리의 민족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카메라를 숨겨 들고 비공개 인물의 사주 생년월일을 던지며
자칭 예언가와 무속인에게 혹세무민으로 광고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4월 6월 사이에 있는 계절의 여왕 5월의 당신이 푸른 숲이 되기도 전에
혹시 탄핵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걱정하지 말라고요?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탄핵 듣기만 해소 몸서리 칩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조연도 하나 없는 이 땅에는 모노드라마처럼 방탄복을 입은 얼굴 두꺼운 사람이 많습니다
곧 들통나는 입술도 얼마나 부드러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