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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옥상 나의 하늘 / 박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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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얼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회 작성일 25-04-14 05:38

본문

나의 옥상 나의 하늘 / 박얼서

 

아내와 나는

옥상의 초록마당과

작은 코딱지 정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머리 위로 펼쳐진

무변광대한 창공 우주와

푸른 하늘을

마냥 좋아하고 경외하는 편이다

 

바로 앞집에서

옥상에 지붕을 덧씌울 때도, 우린

눈비 맞는 옥상을 고집했고

 

동네 전체로까지

지붕씌우기 바람이 크게 번질 때에도

하늘과 옥상을

자신만만하게 지켜냈다

 

우리 부부에게 있어

하늘 옥상이란

 

첫새벽을 환호하는

일출봉 같은 것이었기에

 

하늘 그 이상의 숭고함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바닥이었기에

 

마음문 활짝 열어 소통할 수 있는

무한 겸손이었기에

 

스스로에게 좀 더 진솔해지기 위한

고해성사 같은 것이기에

 

우린 오늘 또다시

눈과 비, 흰구름 먹구름 하늘을 선택했다

 

옥상 구석구석에

우레탄 녹색 옷을 입히는 중이다

 

오랫동안, 하늘과 내가

고백처럼 주고받았던 대화들

꾸밈없는 무채색 대화들,

 

그 중에서도

먹구름 짙던 날, 소통마저 끊겼던 날

그날만큼은

오래도록 간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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