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의 참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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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의 참개구리 / 정건우
맨발걷기를 하다가
파도 앞에서 미동도 없는 개구리를 보았다
겨울 바닷가에 개구리라니?
어이없어 웃다가 쪼그려 앉았다
갈매기 부리와 오가는 사람 발길에 비켜서있는
이 살벌한 무규제적 방치 상태
잠시 유보된 죽음이
앉아 있는 젖은 모래처럼 질펀하다
개구리가 바라보는 호미곶은
이 생에선 도저히 가서 닿을 수 없는 곳
세 돌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떠난
생모의 죽음을
우연히 가족관계증명서에서 본 어느 날같이
그저 망망하게 지나갔던
저쪽일 뿐
이 개구리는 어디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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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강로님의 댓글

<유보된 죽음이 질펀한> - 입춘이네요 정시인님! 더욱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