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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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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임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60회 작성일 19-03-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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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는가  





지옥으로 전락한 고향에도 
역시 봄은 왔겠지 
연명하기 위해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바들바들 떨며 
다 버리고 뛰쳐나왔는데 
숨만 크게 쉬어도 
눈알만 잘못 굴려도 
무자비하게 잡혀 들어가 
참혹하게 처형되어야 하는가 
어쩌다 이리 들짐승보다 못한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대물림하는 악마들을 저주하고 
가엽고 운 없는 부모 탓만 
해야 하는가 
몇 고개만 넘어가면 
다른 핏줄들끼리도 
어울렁더울렁 얽히고설켜 
사람답게들 산다는데 
이 세상 모두에게서 
버림받은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얼어붙은 시궁창에도 
때가 되면 봄이 찾아오고 
푸르른 새싹도 솟아나는데 
정녕 우리의 봄은 언제나 오려나 
과연 우리에게 봄이 있기나 한 건가 

(처형된 탈북동포들을 애도하며) 




문학저널.201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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