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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채(伐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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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병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3회 작성일 19-01-24 12:28

본문

벌채(伐採)

   

이승의 삶이

톱질에 쓰러져

토막으로 갈라섰다

 

숲속을 지키며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람쥐 청설모에게

몸 내어주며

지켜왔던 수 십 년

 

몸을 간질이는 봄빛으로

표피가 영글어 가던 날

숲속의 정령(精靈)과

온몸으로 춤을 추었다

 

심호흡하면서

나이테 하나 완성하며

산고의 고통을 느꼈는데

첫 눈이 내리던 날

숲에는 새 길이 나고

덤프트럭에 숲이 실려 나갔다

   

잘라져 나가고 남은 것은

차가운 겨울의 그루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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