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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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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安熙善4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35회 작성일 18-12-06 07:37

본문

이 겨울엔 / 안희선


너무, 멀리 왔나 봅니다

세상이 날 밀어낸만큼,
나는 나로 부터도
아주 많이 멀어진 것 같습니다
부끄럽게도 남의 땅에 사는 처지라,
늘 영혼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뿌리 없는 몸도 따라,
시름하니 아픈가 봅니다

한때는
꿈을 노래하는 마음이 이정표(里程表)였는데,
지금은 희미한 윤곽만 남긴 채
그저 알량하니, 밥 먹고 살아가는 일만이
제일 거룩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라도 한 편 쓰려고 하면
가슴 깊은 곳에 또아리 튼, 심한 현기증만
모락 모락 하얗게 솟아 오릅니다
아득히 흘러간 건 세월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였던 모양입니다

차가운 계절에 문득, 되돌아 보니
걸어온 길은 비록 나를 닮아 황량했지만,
베풀어 주신 정(情)으로 이따금 환했던 흔적도
절망의 아팠던 길 모퉁이마다 눈물겹게 비추입니다

오랜 세월, 빈 가슴에 그리도 많이 찢겨져
허공에 펄럭이는 그리움 하나,
바람에 실려 띄워 봅니다

혹여, 바람이 전하는 소식 받으시거든
포근한 햇살이나 한 줌 보내주소서

한 해의 막차에 실린
까마득한 외로운 잠 속에서나마,
그대처럼 따뜻하고 싶습니다

이 겨울엔,





I'll be home for christmas - Michael Bu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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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선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반갑습니다 안희선 시인님
세상인심은 수시로 변해도 계절은 여지없이
겨울로 깊어가고 있습니다
시인님과 저도 단풍으로 물들인 가을쯤 걸어가고 있겠지요
마음은 청춘인데 말이죠
그리움은 나이와 상관없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오롯이 스며드는 그리움은 때론 아프기도 웃음 짖게도 하지요
요즘 시 쓰기가 어렵고 또한 부끄럽기도 하여
겨울나무처럼 지내고 있네요
늘 건강하시고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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