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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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어느 순간 섬이 되어버린 어머니
혼자서는 아무데도 갈 수 없어
온종일 둥둥 떠 있는 외딴섬.
중풍으로 십여 년을 누워있으면
누구나 그렇게 될 거라고
돌아서 수군거리던 사람들
더 이상 건성 안부를 물어오거나
삐끔 다녀가 주던 발길도
시나브로 끊어져 고립중이다.
노인요양원 재활침대 위에
욕창방지용 엠보싱 깔판 위에
두 눈 그렁그렁
분명하게 살아있으나,
이미 이승을 떠난 사람인양
파리똥 앉은 흑백사진처럼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뿌옇게 바래지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한 점으로 멀어져 가는
둥둥 외딴섬엘
무덤에라도 다녀오듯
허리 구부정한 아버지만
자주 다녀오시곤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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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외딴섬같은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우신 시인님, 무어라 위로의 말씀 드릴까 묵묵한 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