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만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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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만 있더이다
강력한 자석에 끌린
두 개의 점이 선으로 이어지고
동그라미 꿈을 그리면서
손가락 걸고 굳은 맹세하는 날에
긴 세월 고스란히 담긴 흔적들
숨기지는 않은 채 웃고 있더이다
몇 날 며칠 까맣게 태워
재만 남은 텅 빈속을
숨긴 채 웃으며 있더이다
낳아 키우며 잘 되라고
혼내놓고선 숨어 울고
칭찬하며 꿈을 심어주었던
순간의 기억 주마등처럼 스쳐갈 때
새신랑의 대견함에 웃고 있더이다
다 주어도 아까울 것 없는
주려해도 더 줄 수없는 안타까운 마음 들킬까
꼭꼭 숨긴 역 가슴이 웃으며 있더이다
바다에 빠져 갯벌에 말라 죽으면서도
그 빛을 잃지 않는 영원한 별처럼
찬바람에 외투는 두꺼워도
마음은 날아갈듯
가벼운 날개를 단 듯
기대와 부러움이 가득고인 웨딩홀에서
혼주내외는 환하게 웃고 있더이다
가슴 깊은 곳에선
미련 가득한 눈물방울 흘리고 있더이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결혼식장에 자주 다니게 되면
혼주의 얼굴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시원함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희비가 뒤엉킨 채
새로운 출발에 많은 갈채 보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