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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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싸움
ㅡ 이 원 문 ㅡ
찬 서리의 먼동 뜨는 해 떠올리고
초가의 하얀 지붕 아침 연기 올린다
나무 꼭데기의 저 까치 언제 내려올까
짝 찾느라 짖어대며 위 아래 둘러보고
우물둥치 장독대 된서리에 미끄럽다
추워 웅크린 우리들 이불 끌어당기며 싸우는 소리
어머니 부지갱이 들고 와 이리저리 더듬으면
막내 동생 지은 죄에 지례 울며 투정 한다
얼룩에 척척한 지도 누가 펑퍼짐 하게 그렸나
속 옷 젖은 막내 동생 실례 덮느라 더 크게 울어대고
쇠죽 쑤는 아버지 시끄럽다 야단 한다
아버지 눈치의 우리들 쫓아 들어 오면 어떻게 하나
막내 동생 큰 울음에 더 불안한 우리들
무서운 아버지 밉고 미운 막내 동생
부지갱이 든 어머니 보다 아버지의 큰 기침이 더 무서웠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지난 날의 아버지는 다 그렇게 무서운 아버지로
기억에 남아 있을 때가 많지요.
지금처럼 까깝게 있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듣고 놀라는 거리, 그 때는 다 그런가 봅니다.
덕에 예닐을 그려 봅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건강하셔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그림같은 옛 농가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삶이였습니다. 많은 추억에 웃음도 눈물도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