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의훈(儀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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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의훈(儀訓)
낙엽이 지는 소리와
풀잎이 숨을 거두는 신음이
고통과 슬픔이 아닌
영면하는 성인의 기도소리로 들립니다.
산다는 것은 축복이며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은 은총임을
고운 빛깔로 삶을 정리하는
잎사귀들에서 배웁니다.
연두 빛 봄의 노래와
짙푸르던 여름의 희망과
흐무러지는 열매에서
생명체의 자랑스러움을 봅니다.
경건을 넘어 거룩한 가을
약간의 요적(寥寂)이 스미지만
모자람 없는 가득함이
창조자의 성향임을 깨닫습니다.
나무들이 옷을 벗으며
하나 둘 나신으로 줄을 서지만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진실한 모습 앞에 또 감탄합니다.
문득 자신을 헤아리니
덕분으로 살아 온 삶이었기에
잊었던 감사를 불현 듯 떠올리며
고개를 절반이나 숙입니다.
댓글목록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낙엽 지는 소리풀잎 신음을 기도 소리로
들으시는 시인님 고귀한 뜻과 마음
살아 온 삶을 감사하며 기도드리시는
귀한 시에서 감명을 받으며 갑니다.
기온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건강 유념하셔서
즐겁고 행복하고 은혜로운 휴일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 길거리 다니다 보면
우수수 떨어지는 가랑잎이 가득 쌓이고
어느새 숨 죽인 들풀의 모습에서
가을날이 깊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월도 행복한 날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