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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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가을날에 / 정이산
저 푸르른 초가을 하늘 끝에
누가 새파란 카펫을 끝없이 펼쳐 놓는가
그토록 짜증 나게 무덥던 여름날에
숨이 턱턱 막히고 사십 도를 넘나들었는데
세 달 동안 용광로같이 뜨거운 햇빛에
혹독하게 단련시키고 키운 논의 자식들이
드넓은 들판에 황금물결을 이루며
푸르른 하늘이 수줍어 고개 숙이고 있다.
풀숲에 귀뚜라미도 귀뚤 귀뚤 울고
알알이 맺힌 노란 벼에서 뛰노는 메뚜기들
참새들도 제철을 맞아 하늘을 가르니
긴 청대 나무에 가짜 독수리도 나르는데
가을 농부가 가장 보기 싫어하는
줄기마다 달려있는 껍데기들은 사라져라!
인생도 평생 마음의 밭을 갈고닦아서
알알이 붉게 익은 사과처럼 열매 맺어야 한다.
푸르른 가을 하늘이 더 높은 것은
장맛비를 몰고 오는 검은 구름들이 물러가고
맑은 햇빛이 따갑게 비추기 때문이듯이
시커먼 걱정을 버려야 푸른 마음이 보인다.
2018-09-12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폭염과 가뭄은
가을비 속에 다 녹아버리고
하루 다르게 선선해지는 초가을 날씨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게 됩니다
넉넉하고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길 빕니다~^^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참 푸르른 가을 날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가을비가 내린 가을이 익어가는 한가윕니다.
고운 시 감상 잘하고 갑니다.
시인님 감사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 되었습니다.
행복이 기득한 한가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