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길 위에서/최영복
돌아보면
오랜 세월을 참 외롭게 왔겠구나
한 치 앞도 읽어낼 수 없는 길 위에 서있으니
다만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것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돌아보면 아득하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 순간 낯선 길이 보이고
한평생 걷고 싶던 길을
눈물겹게 바라보는 모습도 보인다
돌아갈 길조차 잃어버리고
나를 찾아가는 길에 쉼터가 없다
어쩌다 바람이 머문 길에는 비가 내리고
그렇게 눈에 비친
모든 사물이 온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위로란 답이 있었을까
그저 가슴이 떠미는 데로
마음이 시키는 데로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삶의 의미도 깨닫고 그런 과정을 겪으며
성숙해지는 자신의 모습에서
잊고 싶던 옛일들도 어느덧
멋지게 잘 살아온 지난 시간이 되어 있겠지
배낭을 메고 힘겹게 정상에 오르고 나면
안도감의 희열을 느끼듯이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살아가는 길위에서 잠시 멈춰서 뒤를 바라보는 시간은 값진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잘나간다고 달려만가지않고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의 삶인가 합니다.